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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창고속 음악CD와 음질과 코덱

이전에 쓴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본인에겐 음악과 비디오 클립같은 미디어 파일에 대한 수집벽이 있다. (더하여 태그와 폴더, 커버 아트 정리벽까지..) 물론 가끔은 CD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학창시절의 CD 구매 빈도와 비교하면 요즘은 확실히 구매빈도가 줄었다. 이전에 비해 쉽고 광범위하게 음악을 들을수 있는 요즘이지만, 음악에 대한 애정도를 따지자면 클릭몇번으로 다운받은 요즘 음악과 피같은 내돈주고 구매해 앨범 속지 뒤져가며 들었던 학창시절의 음악을 비교 할순 없을것이다.

작업대상 1호 : 정리상자안의 CD들

작업대상 1호 : 정리상자안의 CD들

작업대상 2호 : 케이스가 파손되어 공시디 케잌통에 담긴 CD들

작업대상 2호 : 케이스가 파손된 CD들

허나 그 시절 그렇게 애정깊게 들었던 음악CD 들은 책상 한구석과 공시디 케잌통, 창고속 정리박스속에 흠집투성이에 먼지 쌓인채로 그렇게 방치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100년 간다던 시판CD의 수명이 실제로는 20년이네 50년이네 하던 뉴스를 봤던 기억이 났다. (본인 같이 험하게 다루면 20년은 커녕 10년도 그 수명을 유지하기 힘들어 보인다.) 몇몇 상태가 심각해보이는 CD들을 체크 해보니 트랙이 튀거나, CD가 헛돌기도 하는등 문제는 상태 그대로 심각하였다. 그리하여 추석연휴를 이용하여 음악CD를 립핑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립핑 작업에 앞서 이 CD를 어떤 코덱으로 압축해야하나란 고민에 들어갔다. 주로 이용되는 압축 코덱을 한번 살펴보자면,

  • MP3 : 가장범용적인 코덱이지만, 음질대비 용량이 나쁘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있다. 프라운호퍼 코덱 시절이라면 틀린 사실은 아니지만, 새로운 대세인 Lame MP3는 용량대비 음질 테스트에서 OGG, MPC 와 같은 타 손실압축 코덱을 상당히 많이 따라잡았다.
  • OGG : 한때 MP3 가 각종매체로부터 철퇴를 맞던때 대안 코덱으로 부상한 코덱, Q6 같은 중음질 설정에서의 용량대비 음질이 MP3 보다 뛰어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포터블 기기에서의 배터리 소모량이 MP3에 비해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 WMA : WMA9 오디오 코덱은 저음질에서의 용량대비 압축효율이 꽤나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CD에 가까운 고음질을 추구한다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 MPC : MUSEPACK 코덱은 손실압축 코덱중 고음질 세팅시 가장 용량대비 음질이 좋다고 알려져있는 코덱이다. 국내에서는 그 사용예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지만, 외국 P2P 의 앨범자료를 받다보면 간혹 MUSEPACK 으로 인코딩된 자료를 찾아볼수 있다. 단점이라면 포터블 기기에서 지원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것. (Rockbox 를 이용한 기기중에서 MPC를 지원하는 기기가 있다고 한다.)
  • APE : Monkey`s Audio 라 불리우는 가장 범용적인 무손실 압축 코덱이다. 같은 무손일 압축 코덱인 FLAC 에 비해 압축 효율이 APE 가 조금더 (0.5~1메가 정도의 차이) 높은것이 그 이유이다.
  • FLAC : APE 와 함께 무손실 압축 코덱의 쌍두마차. APE 에 비해 압축효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APE 보다 낮은 CPU 점유율이 장점인 코덱. 극소수긴 하지만 포터블 기기에서도 (Cowon 의 HDD MP3 플레이어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와 같이 다양한 코덱들이 있었는데, 범용적인 MP3 로 할것인가, 손실압축중 음질이 가장 뛰어나 Musepack 으로 할것인가, 음질따질바에야 APE, FLAC 같은 무손실 압축을 할것인가. 고민끝에 하드 용량을 다소 차지하더라도 그 시절 그렇게 애정깊게 들었던 음악CD들을 가능한 원본그대로 소유하고자 무손실 압축인 FLAC 코덱으로 립핑을 시작하였다.

foobar2000 으로 CD를 립핑하는 중...

61분 짜리 음반 1장을 FLAC 로 립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24초, 용량은 382MB 이다.

외국음반 처럼 freedb로 앨범 정보의 자동기입이 불가능한 국내 가요 음반들의 태깅은 그야말로 노가다라고 할수 있다. 허나 이런 노가다를 묵묵히 하는 이유는 본인의 고음질 미디어 파일에 대한 소유욕이 첫째고, 학창 시절처럼 CDP나 컴포넌트를 이용한 오디오 CD의 음악감상은 이제는 불편하게 느껴지는것이 둘째이다. 이 글을 포스팅 하는순간에도 줄기차게 CD를 립핑중이지만, 그시절 음악들을 들으며 작업하니 감회가 새롭다고나 할까.
이런 음악의 재발견 덕에 본인의 소유욕은 점점더 커져가는듯하다...

P.S
아마 스캐너를 가지고 있었다면, CD속지까지 스캐닝하는 노가다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캐너의 가격을 다나와에서 알아보기까지 했다. 이쯤되면 소유욕이 아니라 병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