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음악과 관련된 영화는 가능한 빼놓지 않고 보는편인데, 이번에 감상한 브라운 슈가는 그간 본 음악 관련 영화중에 베스트 라고 해도 될정도로 기분좋게 감상했다. 나온지 4년이나 지난 영화지만 왜 이제서야 봤던걸까 싶을정도로 :)
영화는 "언제 힙합과 사랑에 빠졌죠?" 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드니와 드레 두 남녀의 사랑에 힙합의 역사를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힙합에 관심이 없는 (혹은 싫어하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단순한 소꿉친구의 사랑 확인 멜로물 정도로 비추어지겠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본다면 자신에게 힙합이란 무엇인지, 처음 들었던 힙합 음악 같은 가슴 따뜻해지는 소중한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될것이다.
나는 언제 힙합과 사랑에 빠졌었던가... 기억을 되짚어 보면 98년 Uptown 3집 콘서트에 가서 오프닝 게스트로 나왔던 Drunken Tiger 의 "난 널 원해"를 듣는 순간이 생각난다. 구슬프게? 반복되는 루프 멜로디에 가슴빡이 떨리게 둥둥 대던 비트. 무슨뜻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격하게 내뱉던 Tiger J.K 와 DJ Shine 의 랩.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의자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그루브를 타기 시작했었고, 힙합의 힙에도 관심없던 나도 어느새 그 속에서 하나가 되어 있었던 그 경험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수가 없는 최고의 순간이다. 그날의 공연 이후로 확실히 힙합은 내 삶을 변화시켰고, 지금도 힙합을 사랑하고 있다.
Brown Sugar 의 Soundtrack 은 아니지만, 힙합에 대한 사랑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한국힙합 곡은 없다고 생각해서 BGM 은 Da Crew 의 "사랑" 으로 걸었습니다.
참소리 축음기 그리고 내 목소리
나만의 베아트리체 그것은 힙합 또한
마치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사랑의 시작
한여름 밤에 소리도 없이 날리는 눈발
그렇게 내게 소리도 없이 다가온 재발
나만의 베아트리체 그것은 힙합 또한
마치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사랑의 시작
한결같이 불 속에 뛰어들 불나방같이
내 영혼과 육신의 가칠 희생해 기꺼이 바칠
준비는 됐는지 혹시 내 귀로 들리는 모든 소리가 이건 아니지 다시
악마의 질투 같은 불신의 마음이 설자린 없고 애시
당초 쉽지않은 너와 나의 사랑 이뤄지길 바라는 이 또한 없어 다시
생각해 필시 너와 나 하늘이 맺어준 인연 항시
불투명하고 불확실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길을 잠시
걸어가더라도 내게 말해 스스로 힘들고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느니
나만의 베아트리체 그것은 힙합 또한
마치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사랑의 시작 X 2
단테의 신곡 지옥편 제5곡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말하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그 사랑이 우릴 특별한 죽음으로 이끄리라
마치 내 입술과 술잔 사이를 넘나드는 악마의 유혹이라
다가오는 주위의 근심 어린 걱정이나
또한 내 안 속의 흔들리는 마음이나
쉴새없이 숨쉬려 하는 내 육체와 추구하려 하는 내 영혼에 비해
정말 하잘것 없는 것인것을 비로소 아는 순간 발걸음 더욱더
분주히 생사의 길을 넘나들고
마침내 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다 표현할 길을 찾을 길은 없고
이렇게 너와나 입맞춤에 조각만 남더라도
안 속에 약속된 나만의 행동과 영원한 감정 또한 변치 않아
한결같이 변할리는 없어 맹세컨데 그럴리는 없어
나만의 베아트리체 그것은 힙합 또한
마치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사랑의 시작
기억해 너를 그 모든 일을 너와 나 사이에 일어났던 모든 사소한 일도
생생해 너무 내 기억의 시간은 그렇게 멈춰지고
만감이 교차하고 감겨진 두 눈을 뜨고 터질듯한 가슴을 짓누르고
거친 숨을 고쳐 쉴수 밖에 하얗게 여윈 내 손을 잡고
운명의 여신의 가슴에 같이 얹어 똑같이 느껴 이제 빛나고
아름답던 영원한 약속 이루고자 걸어 왔던 길을 반드시 열리리라 용기는 더해지고
내밖에 세워둔 울타리 하나 둘 쓰러지고
바람에 옷자락 나부끼며 찰라에 내게 스며든 너의 존재를 받아들여
나만의 베아트리체 그것은 힙합 또한
마치 내게 멀게만 느껴졌던 사랑의 시작
사족.
음악과 관련된 포스팅은 그간 마구리로 한 경향이 심했는데 -_-; 이참에 살면서 인상깊게 들었던 음반들과 음악영화들에 대해 하나씩 제대로 포스팅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