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Fidelity 참 재밌는 영화
국민학교 나이대의 장래희망 레파토리중 다소 희귀한축에 속하는 레코드샵 주인이 꿈이었던것은 워크맨을 구입한 때부터 귀에서 이어폰을 빼놓지 않던 음악에 대한 애정덕이기도 했지만, 소싯적 자주 드나들었던 레코드샵 주인에 대한 추억때문일것이다. 국민학교 시절 나름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이었던(*뭐 팬이 별건가? 4집 앨범 발매되자마자 반에서 컴백홈을 제일 빨리 외웠다는 정도일뿐이지만;) 본인은 중학교 입학과 함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라는 나름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선 아.. 이제 워크맨으론 뭘듣고 다닌다냐.. 들을 음악이란 이제 없겠구나라며 항상 함께하던 워크맨을 홀대하며 음악을 멀리했었다.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우물안 개구리 격인데, 당시 나름 심각했었다. -_-;)
음악계에 관심을 끊었던 중학시절, 우연히 보게된 업타운 콘서트를 계기로 다시 음악에 불타오른 본인은 당시 컬쳐쇼크 수준으로 뿅가버렸던 업타운의 음악CD를 구매하기 위해 동네 레코드 샵을 방문했다. '업타운 3집 주세요' 라고 말하니, '네 여깄습니다'가 아닌 '너 힙합 좋아하니?' 란 말이 되돌아 오는것 아닌가... 생전 처음 힙합 콘서트 보고온 다음날 CD 사러온 본인으로썬 딱히 대답하기가 조금은 애매했달까 '아 네 뭐..'라며 얼버무리던 내게 그 레코드 샵 주인은 업타운의 음악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힙합 개론까지 펼쳐가며 장장 1시간의 음악 강좌?를 들려줬었다. 새로운 음악에 목말라있던 본인에게 레코드 샵 주인의 음악 이야기는 흡사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에 빠져드는것 마냥 기분좋은 경험이었고, 워크맨을 CDP로 바꿈과 동시에 돈만 생기면 CD 를 지르는 뮤직 라이프를 다시금 재개하였다. CD를 사러갈때면 레코드 샵 주인은 내가 듣고 싶어하는 뮤지션이나, 혹은 자기가 들려주고 싶은 뮤지션의 CD를 틀어주며, 음악이야기로 1시간은 너끈히 때우고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레코드 샵 주인은 처음엔 힙합 이야기로 나를 꼬셨?지만, 내게는 굉장히 다양한 음악들을 추천해주곤 하였다. 팝/가요/힙합/락 어느 장르 이야기를 하건 시초가 되는 뮤지션과 유명작품들을 줄줄이 이야기하는 레코드 샵 주인덕에 당시 나는 2PAC 과 Marilyn Manson 을 같이 접할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Hip-Hop/R&B 쪽으로 그취향이 완전히 기울었지만, 그때의 경험덕에 타장르 음악을 편견없이 찾아듣는 습관이 생긴것같다. 1년하고 반년가량을 문턱닳도록 찾아다니던 레코드샵은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이사가게되며 더이상 찾아가지 않게 되었지만, 확실히 그때 그시절이 가장 열정적으로 음악을 들었던 시기였던듯하다.
요런 아담한 레코드 샵 주인이 된다면 참 행복할텐데.. 란 생각을 하곤 한다
P.S
참 부질없는 말이겠지만 로또를 맞아 돈걱정 없는 신세가 되면 꼭 레코드샵을 차려보고싶다.
당시 레코드샵 주인이 권했줬던 음악들
- Uptown - 기다리겠어 (Song Version)
- Gangtholic - Gangtholic Love
- JinuSean - Jinusean Bomb (original ver.) (Feat. Perry)
- DEUX - 굴레를 벗어나 (mo funk version)
- 조트리오 - 몰랐어
- 2PAC - R U Still Down
- Jay-Z - Can I Get A... (Feat. Amil & Ja Rule)
- Lauryn Hill - Doo Wop (That Thing)
- Marilyn Manson - I Don't Like The Drugs (But The Drugs Like Me)
- Guns N' Roses - Don't Cry (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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